
결국, 버튼을 눌렀다
18만원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계획은 그쯤에서 들어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격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20만원을 넘겼고, 차트는 계속 위로 향하고 있었다.
기다리면 다시 내려올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혹시 내가 기다리는 동안, 시장은 이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사실 이번 매수는 며칠 만에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20편까지 글을 쓰며 업황을 정리했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차트보다 내가 정리한 논리가 더 믿을 만한지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막상 ‘매수’라는 단어 앞에 서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계속 미루면 영원히 시작하지 못할 것 같았고, 너무 급하면 또 성급한 사람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결국 버튼을 눌렀다. 막상 체결 알림이 뜨는 순간, 괜히 숨을 한번 고르게 되더라.
기다리다 보니 더 멀어졌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아쉬움은 있다. 18만원대에 사고 싶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업황은 회복 초입에 들어선 듯했고, D램 가격은 반등하고 있었고, AI 수요는 계속 이야기되고 있었다.
가격만 보면 비싸 보일 수 있지만, 흐름으로 보면 아주 늦은 자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완벽한 저점이라고 믿은 건 아니다.
다만,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는 구간이라면 지금의 가격은 ‘늦은 고점’보다는 ‘이른 회복’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다.
확신이 있어서 들어간 건 아니다. 다만, 계속 망설이는 나보다 한 번은 실행해보는 내가 낫다고 느꼈다.
이번에는 그냥, 구경만 하지 말고 한번 들어가 보고 싶었다.
20만원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를 단가 201,000원에 매수했다.
추가 매수는 조금 더 아래 가격에 걸어두었다.
완전한 확신이라기보다는, 분할로 리스크를 나누는 쪽이 내 성향에 맞는 것 같았다.
한 번에 ‘정답 자리’를 맞추려는 욕심이 오히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됐다.
이번 매수는 “올라갈 것 같아서”라기보다는, “지금의 흐름이 완전히 틀렸다고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가까웠다.
기다림이 안전하다고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때로는 기다림도 또 다른 리스크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체결 내역에 ‘삼성전자’가 찍혀 있는 걸 보니, 괜히 한 번 더 눌러보게 된다.
물론 이 가격이 완벽한 자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반도체 업황이 항상 직선으로 회복하는 것도 아니고, 조정이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래서 이번 매수는 확신이라기보다, 지금의 흐름을 직접 겪어보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생각보다 담담했다
막상 체결되고 나니, 생각보다 조용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지도 않았고, 엄청난 흥분도 없었다.
오히려 묘하게 차분했다. 이제는 밖에서 차트를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조금은 안쪽에 서 있다는 느낌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투자자가 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해본 사람’이 되었다는 건 확실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주가보다 “이제 이 다음 글을 어떻게 써야 할까”가 더 먼저 떠올랐다.
투자를 해서 글을 쓰는 건지, 글을 쓰기 위해 투자를 하는 건지 잠깐 헷갈릴 정도로.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게 오히려 좋은 동력이 된다.
‘사볼까’에서 ‘사봤다’로
잘한 선택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가격이 오를지, 잠시 조정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제는 ‘사볼까?’가 아니라 ‘사봤다’가 되었다는 건 분명하다. 괜히 계좌를 한 번 더 열어보게 되는 걸 보면, 조금은 설레는 모양이다. 작은 금액이지만, 그 안에는 꽤 긴 고민이 들어 있었다.
이전의 나는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흔들리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매수 자체보다도, 그 과정과 이유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아마 이게 내가 조금은 달라진 부분일 것이다.
아직은 작은 시작이지만, 이번 선택이 앞으로의 기록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글에서는 전공정과 후공정 장비주 고민을 이어가보려 한다. 이번에는 삼성전자였다면, 그 다음은 또 다른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
면책 문구
본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공부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일반 정보이며, 특정 금융상품이나 투자 판단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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